사라 장, 이안 보스트리지, 바시오나 아모로사
유난히 클래식 팬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고양시에는 그만큼 유명 클래식 스타들의 방문도 잦다. 아마도 자신들의 최고 기량 그대로 온전히 관객들과 만날 수 있도록 탄탄히 뒷받침하는 아람음악당이 있기 때문 아닐까. 올해도 최상의 음향으로 아티스트와 관객의 만남에 감동을 더할 고양아람누리의 대표적인 클래식 공연, 2019 아람 시그니처 클래식을 소개한다.
왼쪽부터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 더블베이스 앙상블 바시오나 아모로사
올해 아람누리 클래식의 첫 번째 시그니처는 5월 17일(금) 더블베이스 앙상블 팀 ‘바시오나 아모로사’의 이름으로 다가온다. 최고 권위의 국제 콩쿠르를 석권한 더블베이스 연주자들이 모여 1996년 결성한 바시오나 아모로사는 완벽한 테크닉과 풍부한 감수성으로 세계 음악팬들의 큰 호응을 얻어 왔다. 안네 소피 무터, 막심 벤게로프, 다니엘 호프 등과 뉴욕 카네기홀에서 협연한 바 있으며, 멤버들이 직접 편곡한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더블베이스 계의 ‘살아 있는 전설’ 클라우스 트럼프를 필두로 대한민국 최정상으로 손꼽히는 성민제, 재즈 연주는 물론 작곡과 편곡에도 능한 기오르기 마코슈베리, 안네 소피 무터의 음반 녹음에 참여한 바 있는 로만 파트콜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심포니오케스트라 더블베이스 수석인 아르템 치르코프 등 세계 최정상의 연주자들이 모여 9년 만의 내한공연을 준비 중이다.
9월 6일(금)에는 영국의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가 4년 만에 다시 아람음악당을 찾아 아람 시그니처 클래식의 바턴을 이어 받는다. 역사와 철학을 전공한 그는 독특하게도 1990년 옥스퍼드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본격적인 성악가의 길을 걸었다. 1993년 29세 나이에 런던 위그모어 홀에서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를 부르며 공식 데뷔하였고, 이내 탁월한 리트(독일가곡) 해석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부터는 오페라 무대에도 올랐는데 <마술피리>(타미노 왕자 역), <베네치아에서 죽음>(아센바흐 역), <나사의 회전>(퀸트 역) 등에 출연하여 인상적인 연기와 노래를 보여주었다.
그의 진가를 화려한 디스코그래피에서 찾는 이들도 많다. 그래미상 후보에 15차례 오르고 그라모폰을 비롯한 세계적인 음반상을 휩쓸었기 때문이다. 그레이엄 존슨과 함께한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Schubert: Die schöne Müllerin, 1996), 존 엘리엇 가디너 경과 함께한 스트라빈스키의 『난봉꾼의 행각』(Stravinsky: The Rake’s Progress, 탐 레이크웰 역, 1999), 슈베르트 가곡집(Schubert: Lieder volume I, 1998)과 슈만의 리트(Schumann: Liederkreis & Dichterliebe, etc., 1998) 등이 대표적인 음반이며, 사이먼 래틀의 지휘로 녹음한 브리튼의 『세레나데와 녹턴』(Britten: Les Illuminations, Serenade, Nocturne, 2005) 또한 명반으로 손꼽히고 있다.
2019 아람누리 시그니처 클래식은 12월 27일(금)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의 연주와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사라 장 7년 만의 전국 투어 리사이틀을 고양아람누리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열 살에 주빈 메타와 뉴욕 필 협연으로 데뷔한 신동 바이올리니스트에서 어느덧 30대 후반 경력 30년차 거장이 된 그녀의 열정적인 연주가 2019년이 저물어가는 순간,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에너지를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