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담아, 예술을 담아 운율과 영혼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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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자의 노래 대화극 <노래처럼 말해줘>

지난해에 79세의 나이로 자전적 모노드라마 <노래처럼 말해줘>를 선보여 놀라움과 감동을 안겨주었던 배우 박정자가 올해는 ‘두 사람의 노래 대화극’ 형식으로 새롭게 만든 <노래처럼말해줘>를 품고 고양아람누리를 찾는다. 싱어송라이터 조동희와 함께 인생, 그리고 예술을 노래하며 팬데믹으로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긍정의 힘을 전할 예정이다.

좀 더 새롭게, 노래처럼 말해줘

올해로 여든을 맞이한 박정자는 지난 5월 연극 <해롤드와 모드>에서 자신과 동갑인 80세 할머니 ‘모드’를 연기했다. 2003년 이후 무려 일곱 번째 출연이었고, “모드처럼 80살이 될 때까지 공연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켜낸 그를 보며 많은 이들이 희망을 느끼고 열정을 되찾았을 것이다.

그 희망과 열정의 끈이 7월 31일(토)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노래처럼 말해줘>로 이어진다. 유쾌한 할머니 ‘모드’의 파트너가 19세 소년 ‘해롤드’였다면, 2021년의 <노래처럼 말해줘>에서는 49세의 가수 조동희가 배우 박정자의 파트너로 무대에 선다. 조동희가 지난해의 일인극 <노래처럼 말해줘>를 보며 느낀 점, 그리고 후배 예술가로서 박정자에게 묻고 싶은 점을 바탕으로 두 예술인의 노래 대화극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장필순의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를 작사한 것으로 잘 알려진 조동희는 조규찬, 나윤선, 김장훈, 이효리, S.E.S 등이 부른 노래 100여 곡의 가사를 썼으며, 다큐멘터리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 등에서 음악감독으로 활동해왔다. 작사, 작곡, 영화음악 등 다방면에서 재능을 발휘해온 조동희가 참여하면서 <노래처럼 말해줘>가 어떻게 진화하게 될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싱어송라이터 조동희

세대를 뛰어넘는 두 예술인의 노래

지난해에 처음 공연한 <노래처럼 말해줘>가 본디 ‘박정자의 배우론’이었기에, 2인극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올해 공연에서도 박정자의 59년 연극 인생을 수놓은 작품과 배역들이 파노라마처럼 무대에 펼쳐진다.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에 더해 박정자는 「낭만에 대하여」(최백호 작사·곡), 스티븐 손드하임(Stephen S ondheim)의 「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the clowns) 등 노래도 직접 들려줄 예정이다.

자라섬 국제 재즈 콩쿠르에서 심사위원특별상과 베스트 솔로이스트상을 수상(2011)한 재즈피아니스트 이명건이 유려한 피아노 연주로 박정자의 노래에 호흡을 맞추고, 조동희 또한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조동희 작사, 조동익 작곡), 「행복한 사람」(조동진 작사·곡) 등의 노래로 화답한다.

세대를 뛰어넘어 서로를 일깨우고 공감하게 될 두 사람의 노래는 예술에 대한, 그리고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임이 분명하다. 그 성찰은 운율과 영혼을 담은 노래가 되어,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어려운 시기를 보내며 방황하고 있는 우리를 따뜻하게 안아줄 것이다.

2020년 2월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된 박정자의 배우론 <노래처럼 말해줘> 가운데 한 장면

어려운 시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한 노래

“한 사람의 연극배우가 생각하는 것, 그녀의 삶은 이런 거구나, 배우는 이 정도 미쳐서 산다는 거, 또는 당신과 조금도 다를 게 없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고. 관객이 있어야 나도 존재하는 거잖아요. 관객을 통해 내 존재도 인식하는 거죠.”

– 배우 박정자 (2020년 ‘윤하정의 공연 세상’(채널예스) 인터뷰 중)

80세의 연륜에 더해 남다른 예술적 성취까지 이룬 배우 박정자. 그는 1962년 연극 <페드라>로 데뷔한 후 지금까지 59년을 단 한 해도 쉬지 않고 무대에 서왔다. 그동안 어찌 위기의 순간이, 갈등의 기로가, 암연의 시기가 없었으랴.

그런 그가 이제 또 하나의 막을 열려 한다. 한 사람의 관객으로서, 각자 ‘나의 인생’이라는 연극에 출연하는 주인공으로서, 어쩌면 우리는 <노래처럼 말해줘>의 박정자를 보며 이제껏 찾아 헤매던 답을 구하게 될지 모른다. 시련을 딛고, 상처를 이기고, 삶의 긍정을 회복하는 힘에 이르는 답 말이다. 혹은 마스크를 낀 채 객석에 앉은 모습이나마 무대 위 박정자에게 또 다른 답으로 다가가게 될지도 모르겠다.

글. 류민영(고양문화재단 정책기획팀)
사진 제공. 뮤직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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