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트라비아타>, 베르디가 보여주고 싶었던 그대로의 동백꽃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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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한국 땅에 처음 울려 퍼진 오페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자주 공연되고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한국 땅에서 최초로 공연된 오페라 작품이기도 하다. 1948년 서울에서 공연된 <춘희>(<라 트라비아타>의 일본식 제목)는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해방조국에서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갈구하던 대중들이 아름다운 노래와 춤, 화려한 무대와 오케스트라 연주까지 종합적으로 즐길 수 있는 오페라의 매력에 빠져든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이에 더해 이 작품이 갖고 있는 어두운 서정성, 즉 계급의 한계에 부딪쳐 자신의 감정마저 부인해야 했고 결국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는 비올레타의 모습이 이제 막 일제시대라는 어두운 시대를 지나온 한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것도 흥행의 요인이라고 짐작해 볼 수 있겠다.

좌측부터 1948년 오페라<춘희> 공연 포스터, 1973년 부산오페라단 <춘희> 전단,이미자 동백아가씨 앨범 사진

<라 트라비아타>에서 영감을 받아 <동백아가씨>라는 영화가 만들어지고 영화주제가였던 동명의 노래까지 크게 히트한 것을 보면 오히려 지금보다도 그 시절의 오페라가 대중적으로 더 큰 사랑을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성공적인 초연 이후로 <라 트라비아타>는 한국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오페라 레퍼토리 중 하나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베르디의 의도 그대로 복원하는
19세기의 <라 트라비아타>

국립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는 프랑스 연출가 아흐노 베르나르의 모던한 연출로 오페라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작품이다. 원작 공연이 18세기 프랑스 상류사회를 배경으로 한 것과는 달리 아흐노 연출의 작품은 19세기를 배경으로 하는데, 이런 시도는 작품의 본질을 되살리는 의도를 담고 있다. 19세기 사람인 베르디는 작품의 배경 역시 동시대로 설정했지만, <라 트라비아타>가 파리의 코르티잔(상류층을 위한 고급 창녀)을 소재로 하여 상류사회의 민낯을 드러낸다는 이유로 숱한 간섭을 받은 끝에 시대적 배경을 18세기로 변경해 첫 공연을 하게 된 것이다.

그 후로도 <라 트라비아타>는 화려한 의상이 돋보이는 18세기의 귀족 연회장을 배경으로 하게 되었다. 베르디의 초안대로 작품의 배경을 19세기로 되돌린다는 것은 당대의 상류사회와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을 제대로 묘사하고자 했던 베르디의 원래 의도를 복원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결과적으로 코르티잔인 비올레타가 겪어야 했던 비극을 통해 당시의 사회상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현대의 관객에게도 보다 현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게 되었다.

무대와 의상 또한 이와 결을 맞춘다. 18세기 연회장의 화려함을 충실하게 살리고자 노력했던 기존의 화려한 무대와는 달리 단순하고도 강렬한 상징성을 드러내는 무대가 주제적 강렬함을 더한다. 그것이 화려함을 기대하는 관객들을 실망시키지는 않을 텐데, 무대의 어두운 배경과 대비되는 화려한 샹들리에로 관객의 시선을 붙잡고, 장식성은 줄이되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더한 의상이 시각적인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다.

 

 

오페라 공연에 최적화된 아람극장

국립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의 아람극장 공연이 기대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오페라 공연장의 핵심은 음향 시설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만족시킬 만한 대극장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데, 이번에 공연이 올려지는 아람극장은 오페라를 감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좋은 시설로 알려져 있다.

아람극장의 진가는 말발굽 구조로 무대와 제일 뒷좌석의 거리가 36미터로 다른 대극장에 비해 10미터 이상 짧고, 과학적인 설계로 음향의 사각지대를 없앴다는 데서 드러난다. 음향은 물론이고 이 정도의 거리면 뒷자리에서도 굳이 오페라 글라스를 손에 드는 수고로움을 감수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좌석도 만족스러운 오페라 관극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

 

 

동백 아가씨, 까멜리아 레이디, 그리고 비올레타

오페라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예술장르라는 편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편견일 뿐이다. 한국 최초의 <춘희>공연이 대중가수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탄생시켰다는 것을 알고 나면 결국 모든 예술이 닿아있는 뿌리는 같다는 것을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 동백이 유명한 발레 작품 <까멜리아 레이디>의 그 동백이며 비올레타가 달고 다니는 그 동백이었다니!)

이 모두는 우리의 삶, 감정, 우리 자신의 이야기로부터 기인한다. 특히 이번 공연은 고양아람누리 개관 10주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되어 오페라 공연에 특화된 아람극장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오페라의 매력에 빠져보았으면 하는 고양문화재단의 바람이 담겨있다. 2017년 9월 15일(금)과 16일(토) 양일간 아람극장에서 공연되는 <라트라비아타>가 오페라 공연의 저변 확대에 성공적으로 기여하기를 바란다.

 

글. 남궁경(자유기고가)

 

 

         

INFO.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기      간 : 9.15(금) ~ 9.16(토)

시      간 : 금 7:30pm, 토 7:00pm

관 람 료 :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4만원

(학생석 1만원, 각 등급별 100석 한정)

장      소 :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문      의 : 1577-7766 / www.artg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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