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두드리면 ‘짝’나오는 재미있는 소설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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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고양상주단체 –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명작 단편소설 뮤지컬 <쿵짝> 

 

한국 단편소설 ‘사랑손님과 어머니’(주요섭 作), ‘동백꽃’(김유정 作), ‘운수 좋은 날’(현진건 作)이 1930~50년대 유행했던 추억의 가요들과 만나 신나는 뮤지컬로 재탄생한 <쿵짝>이 고양아람누리를 찾아온다.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뮤지컬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해 쇼케이스부터 전 회차 매진을 기록했던 <쿵짝>. 각 단편소설이 그려낸 아름다운 문학적 색채를 최대한 살려, 그 안에 담긴 ‘사랑’과 ‘삶’의 의미를 유쾌하고도 진중하게 그려낸다. 10월 21일(토)부터 27일(금)까지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한 한국 단편소설의 매력에 빠져보자.

 

 

미처 알지 못했던 꿀잼선사하는 한국 단편소설

<사랑손님과 어머니>, <동백꽃>, <운수 좋은 날>.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한 번 읽고 덮어버린 후 잊고 있던 제목들이다. 문학 작품 감상이 아닌 시험 대비 암기로 말이다. <쿵짝>은 이처럼 제대로 읽혀지지도 못한 채 잊혀져가고 있는 한국 단편소설을 보다 많은 이들이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 무대 위에 생생하게 올렸다.

90년 동안 인기 없는 단편소설 <사랑손님과 어머니> 속에 살아온 ‘박옥희’. 소설책을 찢고 나와 무대에 오른 옥희는 요즘 사람들이 단편소설을 너무 안 읽는다며 답답해한다. 그 안에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말이다. 그래서 요즘 트렌드에 맞게 노래와 춤을 곁들여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겠단다. 그렇게 옥희를 통해 듣는 세 편의 한국 단편소설. 이야기를 알고 보는 이들에게도, 전혀 몰랐던 이들에게도 예상 밖의 ‘꿀잼’을 선사한다.

 

 

사랑에 서툰 세 커플의 애틋한 이야기

뮤지컬 <쿵짝>은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세 편의 단편소설을 ‘사랑’이라는 주제로 엮어 세 가지 사랑 이야기로 재탄생시켰다. 옥희는 과부인 자신의 어머니, ‘동백꽃’의 점순이, ‘운수 좋은 날’의 김첨지까지 ‘사랑’에 서툰 세 커플의 이야기를 맛깔나게 전달한다.

 

사랑손님과 어머니(1935)’는 여섯 살짜리 아이를 가운데 놓고 설레는 감정을 전달하다 결국 마음을 접고 마는 과부 어머니와 사랑방 아저씨의 안타까운 이야기다. 미묘한 애정심리를 어린 ‘옥희’의 눈으로 바라봄으로써 코믹하고 순수하게 그려낸다. 별 것 아닌 일에도 펄펄 뛰는 엄마와 손을 부들부들 떠는 아저씨 등 과장된 몸짓이 웃음을 자아낸다.

 

이어지는 동백꽃(1936)’은 강원도 산골 마을에 살고 있는 열일곱 동갑인 ‘나’와 ‘점순이’의 만화 같은 사랑 이야기다. 소작농 아들인 ‘나’와 마름집 딸 ‘점순이’가 닭들을 사이에 두고 서툰 사랑싸움을 벌이는데 닭들의 활약이 이번 공연의 관전 포인트. 고추장을 먹고 슈퍼 닭이 되는 등 배우들이 닭 분장을 하고 무대 위를 종횡무진하며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트린다.

 

소설 속 이야기에 빠져 한참 웃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이야기 운수 좋은 날(1924)’. 해학과 배우들의 애절한 연기가 관객들을 웃고 울게 만든다. 비오는 겨울 날, 운수 좋게 계속 손님을 태우며 오랜만에 돈을 만지게 된 인력거꾼 김첨지. 아픈 아내가 먹고 싶다던 설렁탕을 사가지만, 이미 주검이 된 아내에게 먹이지 못한 채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원작과 달리 김첨지와 아내의 행복했던 모습이 그려지며 관객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90분 동안 눈으로 보는 세 편의 한국 단편소설. 그동안 ‘지루함’이라는 편견에 갇혀 있던 한국 단편소설은 90분이라는 관람 시간이 짧게 느껴질 만큼 재미있고, 진한 감동이 있다. 또한 그 안에 소설 내용을 충분히 담아냄과 동시에 중간 중간 마름, 전지적 작가 시점 등 소설에 대한 정보도 잘 녹여내 학생들에게도 유익한 작품이 될 것이다.

 

 

10대부터 80대까지, 전 세대 취향 저격 뮤지컬

<쿵짝>은 새로운 웃음과 감동으로 단편소설을 재해석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어린 관객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1930~50년대 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시간을, 성인 관객에게는 그 시절의 향수를 떠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점이 특별하다.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온 가족이 함께 공연장 나들이를 하고, 공연이 끝난 후 함께 이야기 나누며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이 바로 <쿵짝>이다.

 

음악 또한 전 세대를 아우르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쿵짝>은 극의 시대 배경인 1930~50년대 유행했던 추억의 가요들을 젊은 세대들도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편곡해 사용했는데, 마치 작품을 위해 쓰인 것처럼 세 개의 단편소설과 찰떡궁합을 이룬다. 봉봉사중창단의 ‘사랑을 하면 예뻐져요’, 진방남의 ‘꽃마차’, 백난아의 ‘낭랑 18세’, 한복남의 ‘빈대떡 신사’ 등 귀에 친숙한 음악들이 극과 어우러져 세대 막론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또한 비트박스와 랩을 접목시키는 등 기발한 재미를 선사하며 공연을 더욱 흥겹게 만든다.

 

 

믿고 보는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쿵짝>은 <나와 할아버지>, <유도소년> 등 참신하고 탄탄한 공연들을 선보였던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이하 ‘간다’)의 작품. 이번 고양 공연에 앞서 8월 25일(금)부터 한 달간 동숭아트센터 동숭소극장에서 지난해 초연 후 약 1년 만에 관객들과 다시 만났다. 실로 다양한 연령의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아 “단편소설을 다시 꺼내 보게 만든다”, “사랑의 표현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부모님과 함께 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연이다” 등 다채로운 반응을 쏟아냈다.

<쿵짝>은 대학로 공연 이후 ‘고양문화재단 상주단체 프로그램’을 통해 더욱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새라새극장 무대 위에 오를 예정이다. 고양문화재단은 우수한 공연예술 단체를 선정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관객들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고양상주단체 운영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상주단체로 선정된 ‘간다’는 올해 4회의 프로그램을 계획하였는데, <쿵짝>이 바로 그 두 번째 작품. 지난 7월, 첫 번째 작품인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은 기존의 공연 형식을 탈피해 토론이라는 콘셉트를 선택, 리얼리티와 박진감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오는 12월에는 신작 <4월의 눈(가제)>이 공연될 예정이며, 10월에는 ‘간다’의 대표 레퍼토리 연극인 <올모스트 메인>을 시민배우들과 함께 4주간의 연습 후 쇼케이스를 갖는 <배우 체험 프로젝트>를 진행, 시민들이 직접 연기를 해보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간략할 ‘간(簡)’, 다양할 ‘다(多)’, 지나친 포장이 없는 간략하고 좋은 공연, 다양한 형식의 공연을 보여주겠다는 마음과 그 공연을 관객에 직접 배달하겠다는 뜻의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앞으로도 새로운 발상을 멈추지 않고 이를 통해 보다 새로운 공연을 창작하고, 그 장르의 다양화를 위한 노력과 그 노력의 배달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글. 한고은(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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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문화재단 상주단체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와 함께하는 배우 체험 프로젝트
‘오늘은 내가 무대 위의 주인공’

극단 간다의 레퍼토리 연극 <올모스트 메인>을 시민배우들과 함께 4주간의 연습 후 쇼케이스 형태로 발표합니다.
순수하고 솔직한, 그래서 아름다운 아홉 가지 빛깔의 사랑을 그린 연극 <올모스트 메인>의 주인공이 되는 소중하고 특별한 경험을 원하시는 분들의 많은 신청 바랍니다.

 = 참자가 모집 안내 자세히 보기 = 

 

 

         

INFO.

 

뮤지컬 <쿵짝>

 

 

기       간 : 10.21(토)~10.27(금)

시       간 : 수, 목, 금 8:00pm/ 토 2:00pm, 6:00pm/ 일 2:00pm (월, 화 공연없음)

장      소 :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

입 장 료 : 전석 2만원

문      의 : 1577-7766 / www.artg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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