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연출가 로랑 펠리는 2008년 영국의 글라인드본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가족 오페라’의 명작 <헨젤과 그레텔>을 공연했습니다. 그림 형제의 동화로 유명한 <헨젤과 그레델>은 독일이 가난하던 시절의 사회상을 반영한 이야기였지만, 펠리는 현대의 사회문제를 부각시켜 재해석했습니다.
오페라를 쉽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2021 아람누리 오페라 콘서트 시리즈’는 사계절에 어울리는 오페라 작품 네 편을 선정해 주요 아리아를 선보이는 색다른 콘서트입니다. 각각 희생, 순정, 정열, 낭만의 이름으로 대표되는 <리골레토> <사랑의 묘약> <카르멘> <라 보엠>이 연중 찾아옵니다.
오페라에 현대적이고 도전적인 연출이 필요한 이유는 아무리 잘 알려진 고전이라도 새로운 관점과 해석을 통해 신선한 정서적, 시각적 감흥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죠. <라 트라비아타>를 상징적 장치 몇 개만으로 연출해 최상의 집중력과 감동을 이끌어낸 빌리 데커의 프로덕션도 그중 하나입니다.
준비 없이 닥친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꿔놓고 있습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팬데믹이 1년 넘게 지속되는 동안 미증유의 사태에 조금씩 적응하며 우리들이 새로운 생활방식을 찾아가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이러한 양상은 일상뿐만 아니라 공연예술 전반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신화 속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룬 그림과 음악에서 흥미로운 점은, 잘 알려진 영웅담보다는 좀 덜 알려진 일종의 ‘곁다리’가 신화를 다룬 오페라나 기악곡의 소재로 오히려 인기가 높았다는 사실입니다. 괴물이나 악당을 죽이는 것보다 사랑 이야기가 더 극적인 효과를 노릴 수 있었기 때문이겠죠.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최고의 신 제우스는 천하의 바람둥이로 유명합니다. 여신과 요정은 물론 인간들과도 거침없이 사랑을 나누며, 아내 헤라를 질투의 화신으로 만들었지요. 황소나 백조로 변신하기도 하고, 황금비로 스며들기도 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그의 애정 행각은 꽤나 흥미롭습니다.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가 쓴 소설 <동백꽃의 여인>은 실존 인물 마리 뒤플레시스를 모델로 쓴 작품입니다. 파리의 유명 코르티잔이었던 그녀는 23세에 요절했지만 인기 소설의 주인공이 되었다가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로 부활했으며, 20세기 이후에는 몇 편의 영화와 발레로 재창조됩니다.
“이제까지의 작품은 다 버려도 좋다!” 푸치니가 택한 단 하나의 오페라 <투란도트>가 11월 15일(금)과 16일(토)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공연됩니다. 「아무도 잠들지 말라」(Nessun Dorma)를 비롯한 아름다운 음악과 웅장한 무대 등 걸작 오페라의 진수를 느껴보세요.